박쥐란(Platycerium) / 서울식물원 Staghorn fern은 그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사슴뿔처럼 생긴 식물입니다. 국내에서는 박쥐란이라는 이름으로 유통되고 있습니다. 이름에 ‘난’이 있지만 난과는 거리가 먼 고사리 같은 양치류입니다. 오늘은 박쥐란에 대한 정보입니다. 저희가 공부한 정보들과 더불어 직접 여러 박쥐란을 키우며 얻은 노하우도 공유하겠습니다. 0. 원산지 박쥐란은 열대 아시아(인도네시아와 뉴기니섬 일대)와 오스트레일리아(퀸즐랜드, 뉴사우스웨일스 일대)가 원산지입니다. 고사리목에 속한 양치식물이며, 포자로 번식합니다. 속명 Platycerium은 그리스어 용어 'platys'(넓은)와 'keras'(뿔)에서 파생되었으며 뿔 모양의 잎을 가리킵니다. Platycerium에는 17종에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여러 가지 교배종 또한 존재합니다. 그 중 가정에서는 Platycerium bifurcatum을 가장 많이 키웁니다. 박쥐란 계통도 / American Journal of Botany, 2006 박쥐란 분포도 / American Journal of Botany, 2006 1. 특징■ 박쥐란의 두가지 잎박쥐란은 생식잎과 영양잎 두 종류의 잎이 있습니다. [생식잎(fronds)]길게 뻗어 위로 자라는 잎은 생식잎입니다. 2~3개로 갈라지고 뒷면에 포자낭군이 달립니다. 생식잎 위에는 하얀 잔털같은 것이 있는데, 이에 대해서는 아래에 따로 공유하겠습니다. [영양잎(shield frond)]영양잎은 식물의 아래쪽을 둘러싸는 둥글고 단단한 판 모양의 잎으로, 식물의 뿌리를 보호하고 물과 영양분을 흡수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처음에는 일반 잎과 비슷하게 초록색이지만, 시간이 지나며 갈색으로 변하고 말라버립니다. 이것은 아주 정상적인 현상으로, 박쥐란이 죽어가고 있다는 의미가 아니므로 절대 제거하시면 안 됩니다. 이렇게 변한 잎은 박쥐란의 양분이 되기도 합니다. 영양잎은 생식잎의 크기를 좌우합니다. 박쥐란의 영양잎(엽) / S.Brown. 2007. Staghorn Ferns at a Glance ■ 박쥐란의 잔털박쥐란의 잎 표면에는 솜털같은 섬모가 있어서 간혹 해충의 흔적이나 먼지처럼 보이기도 하나 이는 정상적인 것이니 억지로 닦거나 없애지 않아도 됩니다. 이것은 식물이 수분을 보존하고(과도한 수분 증발을 방지함) 강한 햇빛으로부터 보호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2. 재배방법■ 식재 및 부작박쥐란을 사러 농장에 가보면, 플라스틱 화분에 심어진 것이 많을 것입니다. 여러분이 흔히 생각하던 모습과는 조금 다를 수도 있겠습니다만, 어린 박쥐란은 축축하게 유지되는 흙에 심어서 키울 수 있습니다. 다만 성숙기에 접어들면 어딘가에 붙여주는 것이 좋은데, 이것을 부작한다고 합니다(박쥐란 목부작 등의 키워드로 검색하시면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박쥐란은 야생에서 나무 등 다른 식물의 옆면에서 자라는 착생식물이기에 유사한 조건을 만들어주는 것입니다. 최초 부작 시 수태로 감싼 흙(유기물질)(일명 수태볼)에 심어서 낚싯줄이나 철사 등으로 감아주게 되는데, 성장 과정에 있어 추가적인 흙은 필요하지 않습니다. 다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식물의 덩치가 커지고 무거워지므로, 더 큰 부재로 옮겨줘야 할 수도 있습니다. ■ 빛, 온도, 습도[빛]박쥐란은 양치류이지만 햇빛을 좋아하기에, 햇빛이 들지 않는 실내에만 두면 안됩니다. 빛이 부족한 경우 과습하기도 쉽고 성장에도 무리가 생깁니다. 강한 빛이 필요하다는 것이 아니라 밝은 장소가 어울린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빛을 꼭 보여주시되 직사광선 아래는 피해주세요. 빛이 너무 강할 경우 오히려 잎이 타버릴 수 있습니다.+빛이 약한 곳에서 자란 잎은 더 짙고, 강한 빛 아래 자란 잎은 훨씬 더 밝은 녹색을 띠는 경향이 있습니다. [온도]박쥐란은 열대식물입니다. 너무 추운 곳에 두면 성장이 더딜 수 있으므로 온도가 10도 이하로 떨어지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하지만 은근히 낮은 온도에서 잘 버티기도 하고, 영양엽의 경우 온도가 너무 높으면 오히려 발육이 나빠지기 때문에 생육 적온은 15~20도 정도라고 생각됩니다. 다시 말해 따뜻하게만 - 너무 춥지도 덥지도 않게만 유지해주시면 됩니다. [습도]열대식물인만큼 적정 습도는 60~80도로 알려져 있습니다. 공중 습도가 높아야 싱싱한 상태로 관리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가정에서 이러한 습도를 유지하기란 쉽지 않죠. 주변에 매일 분무해주시는 정도만 해주셔도 잘 자랍니다. ■ 물주기적절한 물은 식물의 원활한 성장에 중요한 요소입니다. 식물이 담긴 분을 들었을 때 무게가 가볍다면 관수 적기입니다. 저희는 물에 담가두는 식으로 관리하고 있습니다. 물속에 뿌리가 완전히 흠뻑 젖을 때까지 둔 후, 빼서 물기가 떨어질 때까지 기다렸다가 제자리에 두시면 됩니다(화분의 경우도 마찬가지). 담그는 시간은 관리하는 분마다 다릅니다만 저희는 주로 2-30분가량 진행하고, 1시간까지도 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박쥐란은 자생지에서 나무껍질이나 암석 등에 붙어서 자라므로 건조에 강한 식물입니다. 물이 부족해서 축 처져 있더라도 한 번 물에 담가주면 다음 날 아무 일 없었다는 듯 돌아옵니다. 다만 날이 추울 때는 샤워만 시켜주는 정도로 충분합니다. 주기도 평소보다 늘려주세요. 박쥐란은 바람을 좋아하는 식물입니다. 평소 통풍에 신경 써주시면 박쥐란의 기분도 좋을테고 과습도 예방할 수 있습니다:) 3. 참고 사항박쥐란은 관리하기 쉬운 식물입니다.(1)밝은 곳에서 (2)매일 분무해주고 (3)일주일에 한 번 정도 물에 푹 담가주기만 한다면 크게 어려운 것이 없습니다. 그 외 몇 가지 알고 계시면 좋을 것들만 적어보겠습니다. - 가끔 물에 담가두고 까먹는 경우가 있습니다. 너무 물을 과하게 준 것이 아닌가 하고 걱정이 될텐데, 저희의 경험상 한두 번쯤은 크게 문제가 없습니다. 하지만 물에서 뺀 후 꼭 물기를 털어주시고 바람을 맞게 해주시는 게 좋습니다. - 물이 부족하면 다른 식물들과 마찬가지로 잎이 축축 처집니다. 박쥐란의 생식잎이 크고 혁질이다 보니, 처지는 경우에 잎이 꺾이기도 합니다. 한 번 꺾이면 자국도 남고 해당 부분에 결이 생겨 예쁜 모양으로 잘 돌아오지 않습니다. 꺾인 채로 성장해야 하지요. 건조에 강한 식물이기는 하나, 주기적으로 관리해주시기를 바랍니다. - 또한 물이 부족한 경우에 생식잎이 갈색으로 변하며 마를 수 있습니다. 제거하고 싶을 수 있지만 생식잎은 뿌리에 생각보다 단단히 연결되어 있어 떼어내기 어렵습니다. 이때 괜히 잘라주려 하지 마시고, 시간이 지나면 알아서 잎을 떨어트리니 기다리시는 게 좋습니다. - 물이 너무 과한 경우에는 잎에 검은 부분이 생기기 시작해서 결국 잎 전체가 검게 변합니다. 상기한 대로 영양잎이 갈색으로 마르는 듯이 변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생리지만, 검게 변하는 경우는 과습하다는 뜻이니 신경 써주시길 바랍니다. - 박쥐란은 양치식물인 만큼 포자 번식을 하지만, 포기나누기 또한 가능합니다. 포자 번식과 포기나누기 모두 인터넷에 많은 정보가 있으니, 만약 번식시키고 싶다면 충분히 따라 하실 수 있을 겁니다. - 사실 실내에서 키운다면 베란다에 두지 않는 이상 사시사철 온도가 잘 유지되기에 겨울에도 성장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저희가 키우는 박쥐란들의 경우 또한 1년 내도록 잎을 내더군요. 장마철의 습함이나 한파시기의 온도 저하 등만 빼고는 늘 비슷하게 관리하는 것이 알맞은 방법인 듯합니다. 여러분의 식물생활에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궁금하신 점은 언제든 문의바랍니다. [부록] 제가 개인적으로 키우는 박쥐란을 처음 데려왔을 때 한 달 반 간격으로 찍어둔 사진입니다. 생식잎과 영양잎의 상태와 크기 변화를 확인해보세요. 많은 시간이 지난 지금은 훨씬 커졌답니다:) 다음은 해당 글을 작성하며 참고한 학술자료입니다. 각각 박쥐란에 대한 개략적 정보와, 박쥐란의 계통과 생물 지리학에 관한 자료입니다. 추가적인 정보를 원하시면 읽어보시는 것도 좋습니다. https://journals.flvc.org/edis/article/download/116899/115058 https://bsapubs.onlinelibrary.wiley.com/doi/pdfdirect/10.3732/ajb.93.2.217
